2008년 08월 08일
어느 더운 날
그 날은 270년에 한 번 찾아온다는 그런 더운 날이었다. 얼마나 더운 날이었는가 하면,
나는 한낮에 숨을 몰아쉬며 길을 걷다가 어른거리는 공기 너머로 거무스름한 무언가가 바닥에 바짝 눌러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맙소사, 그것은 비온 다음 날 지렁이모냥 바짝 말라붙어 있는 한 남자였다. 마침 수통에 여분의 물이 들어있어 나는 얼른 그 남자 위에 물을 뿌려주었다.
나무 그늘에 잠시 기대서서 상태를 지켜보고 있으려니 이윽고 남자가 수분을 흡수해 부풀어 올랐다.
"감사합니다."
멍한 듯 -그렇겠지. 뇌도 한 번 말라 붙었으니.- 눈을 두어 번 끔뻑거리던 남자가 수통을 들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인사를 건냈다.
"별 말씀을요. 그보다 이런 날 검은 수트는 위험해요."
나는 그 남자의 부주의함을 나무랐다. 세상에나! 이런 날 검은색 정장을 입다니, 대체 생각이 있기나 한 거야?!
"아차! 그렇지. 덕분에 숙모님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군요."
하마터면 오늘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하게 될 뻔한 그 남자는 그렇게 쌩하니 가버렸다.
그 뒤로도 길을 가다가 세 번 정도 더 그렇게 길바닥에 말라 붙어 있는 사람들을 만났지만 아까 그 남자에게 한 번 써 버린 탓에 이미 내가 가진 수통의 물은 집에 갈 때 까지 간당간당하게 남아있었다. 누군가가 물을 뿌려주거나 아니면 오늘 저녁에 시에서 물을 뿌려주고 다닐테니까 나는 더 이상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그 날은 그렇게 더운 날이었다.
나는 한낮에 숨을 몰아쉬며 길을 걷다가 어른거리는 공기 너머로 거무스름한 무언가가 바닥에 바짝 눌러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맙소사, 그것은 비온 다음 날 지렁이모냥 바짝 말라붙어 있는 한 남자였다. 마침 수통에 여분의 물이 들어있어 나는 얼른 그 남자 위에 물을 뿌려주었다.
나무 그늘에 잠시 기대서서 상태를 지켜보고 있으려니 이윽고 남자가 수분을 흡수해 부풀어 올랐다.
"감사합니다."
멍한 듯 -그렇겠지. 뇌도 한 번 말라 붙었으니.- 눈을 두어 번 끔뻑거리던 남자가 수통을 들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인사를 건냈다.
"별 말씀을요. 그보다 이런 날 검은 수트는 위험해요."
나는 그 남자의 부주의함을 나무랐다. 세상에나! 이런 날 검은색 정장을 입다니, 대체 생각이 있기나 한 거야?!
"아차! 그렇지. 덕분에 숙모님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군요."
하마터면 오늘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하게 될 뻔한 그 남자는 그렇게 쌩하니 가버렸다.
그 뒤로도 길을 가다가 세 번 정도 더 그렇게 길바닥에 말라 붙어 있는 사람들을 만났지만 아까 그 남자에게 한 번 써 버린 탓에 이미 내가 가진 수통의 물은 집에 갈 때 까지 간당간당하게 남아있었다. 누군가가 물을 뿌려주거나 아니면 오늘 저녁에 시에서 물을 뿌려주고 다닐테니까 나는 더 이상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그 날은 그렇게 더운 날이었다.
# by | 2008/08/08 15:38 | 幻他地 | 트랙백 | 덧글(2)




